온라인은 현실에서 버림받은 사람이 모인 도피처이다

2026. 8. 26. 20:17·잡글

작년에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내 자리에 앉아 수학 문제를 풀던 중 어떤 같은 반 학생이 내 공책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것이었다. 나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 사람이 사과해줄 리 없었다. 나는 이런 억울한 상황을 겪고도 사과받을 자격이 없었을까. 나는 사과조차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일까.

 

최근에는 이런 일도 겪었다.

선생님께 전달받은 공지사항은 같은 반 학생에게 전달하는데, 어떤 한 사람이 내 목소리보다 크게 "아아아"거리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태블릿을 붙들고 있지 않아 온라인 게임에서 져서 그런 건 아니었을 테다. 나는 하던 말을 실장에게 대신 전해주고 실장이 대신 말해주었다. 그 때는 사람들이 조용했다.

 

뭐, 초등학교 때부터 '무리'에는 속하지 않고 겉도는 삶이 익숙해서 비슷한 일들은 수없이 겪어봤다. 초등학교 때 많이 보았던 반에서 싫어하는 학생이 물건을 만지면 "썩었어!" 그러는 것도 당연히 겪어봤다. 그런 이유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 뭔가 피곤하기도 해서 굳이 친해지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들과 친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위와 같은 "폭력"을 해도 괜찮을까. 눈치가 빠르다면 위에서 나에게 그런 일을 한 사람들을 '같은 반 친구'라고 부르지 않았음을 눈치챘을 것이다. 내가 그 사람들을 친구라고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쓴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인터넷으로 도망쳤다.

 

인터넷에서는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앞서 말한 나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 같은 행동은 하지 않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존중받는 느낌을 처음 느껴봤다. 내가 디스코드 공개 서버에 처음 가입했을 때 정말 환상스러웠다. 현실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존중과 배려를 여기서는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이후 점점 디스코드를 필두로 여러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온라인에서의 활동을 늘려나갔다. 현실에서 흘린 눈물들을 여기서는 훔칠 수 있었다.

 

SNS를 많이 할수록 오히려 더 외로워진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지만, 우리는 이게 거짓말인 것 같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SNS를 함으로써 외로워지는 게 아니라, 외롭기 때문에 SNS를 하는 것일 것이다. 다들 SNS를 하면서 대부분 만족감을 받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바깥세상에 나오려 해도 비웃음을 사고 상처를 입어 다시 돌아와 나를 감싸는 벽을 더 두껍고 튼튼하게 만드는 삶의 연속이 반복된다. 어느 정도 내 벽이 두꺼워지면 나오지 않으려 하고, 나올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이 우리가 인터넷에서 많이 활동하는 것이 천박하거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온라인에서 갇혀 사는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에서의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사회를 만들었다. 내가 온라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처지이기에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같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인터넷 세상에 갇혀서 사는 것 같아 보인다면, 현실에서의 삶이 힘드냐고 물어봐 주고, 그렇다 하면 그 사람을 위로해 주어라. 인터넷에서의 삶을 존중하고 폄훼하지 말아라. 만약 그러지 않고 다그치면 그 사람은 다시 자신의 벽을 더 단단히 치고 말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겉도는 학생을 놀잇감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한다. 사람은 절대 갖고 노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공책에 물을 뿌리거나 그 사람의 목소리를 소음 취급하지 말라. 그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노래 하나를 첨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 음율 - 절망 속에서 춤을 추어라)

https://youtu.be/H1MgMB7Xd0k?si=ySlLIeJAZQVUNc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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